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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레저신문 김구식기자] 2025년 여름, 대한민국 전역이 축제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규모 축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가 진정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 여름 지역축제 주요 일정'에 따르면, 7월~8월 사이 전국에서 열리는 주요 지자체 주관 여름축제는 약 150여 건에 달한다. 그 중 대표적인 축제는 다음과 같다.

-보령머드축제 (7.19~7.28, 충남 보령) :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머드 체험과 EDM 파티 등 젊은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여름 이벤트다.

-대구치맥페스티벌 (7.2~7.6, 대구 두류공원) : 대구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잡은 행사로,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지역 상권에도 큰 활력을 주는 행사다.

-속초해변축제 (8.1~8.3, 강원 속초) : 해양도시 속초의 특성을 살린 축제로, 해변 콘서트와 야간 불꽃놀이가 인기다.

-부산바다축제 (8.1~8.3, 부산 다대포) : 부산 바다와 선셋을 배경으로 인기가수와 DJ들의 해변파티, 콘서트 등 감각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로 구성된다.

출처=부산시


지역경제 활성화 vs 예산 낭비 논란

이들 축제는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령머드축제는 지난해 약 1,2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기록했다. 대구치맥페스티벌 또한 축제기간 동안 70만 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약 500억 원의 소비 유발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반면에 적잖은 축제들이 여전히 '전시행정'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축제의 30% 이상이 수익성이나 지속가능성에서 ‘개선 필요’ 등급을 받았다. 예산 대부분이 일회성 공연과 외부 행사 대행비로 소진되면서, 정작 지역 주민 참여나 지역 콘텐츠 발굴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특히 일부 축제에서는 "타 지역 축제를 모방한 데 불과하다", "축제 이후 쓰레기와 교통 체증만 남는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개최된 A지자체의 물놀이 축제는 5억 원이 넘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행사 후 방문객 만족도는 58%에 그쳤다.

보령머드축제./출처=한국관광공사


진정한 ‘지역 대표 축제’로 가기 위한 과제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축제를 단순한 이벤트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산업,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지역축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최근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가치소비’ 흐름에 맞춰, 축제 기획단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여름철 축제는 쓰레기 문제, 수질오염, 교통 혼잡 등 환경적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2025년 여름, 전국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다만 이 뜨거움이 ‘일회성 열기’로 그칠지, 아니면 지역을 살리는 ‘지속가능한 불꽃’이 될지는 축제를 만드는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