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저신문 김구식기자] KLPGA 투어 '장타여왕' 이동은이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이동은은 15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제39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국가대표를 거쳐 지난해 데뷔한 이동은은 KLPGA 투어 42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은 KLPGA 투어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하나이며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대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여서 한국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로 여긴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이동은은 상금랭킹 3위(4억9천954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 순위도 9위로 상승했다.
이동은은 신인이던 지난해부터 남다른 장타력을 주목받았던 기대주였다. 방신실, 윤이나에 이어 장타 3위였던 이동은은 올해는 방신실을 추월해 장타 부문 1위를 내내 달리고 있다.
이동은은 K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를 멀리 때려 놓고 그린 가까이에서 웨지나 쇼트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이른바 '밤 앤드 가우지'(Bomb and Gouge)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선수다.
대부분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기에 그린 적중률도 높다. 신인이던 작년에는 10위였고 올해는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등 두차례 준우승으로 신인왕 포인트 2위를 차지했고 올해도 앞서 11개 대회에서 네 번 톱10에 입상해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선수로 꼽혔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과 퍼팅을 잘하는 선수한테 유리한 코스로 평가받지만, 이동은은 파 4홀과 파 5홀을 장타를 앞세워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이동은은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퍼팅까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동은의 부친 이건희 씨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프로 출신이고 어머니 이선수 씨도 KLPGA 프로 경력을 지닌 골프 가족의 일원이다. 부모 모두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한(恨)을 딸이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풀어준 셈이다.
이동은은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이동은은 "올해 목표가 우승 한 번이었다. 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 몰랐다. 이제 우승을 더 하고 싶다"면서 "실력을 쌓아서 상금왕이나 대상을 타고 미국에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1타차 2위(12언더파 276타)에 오른 김시현은 7일 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한 데 이어 2주 연속 2위를 차지해 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김시현은 신인왕 레이스 1위를 굳게 지켰다.
2언더파 70타를 친 황유민은 5타 차 3위(8언더파 280타)를 차지했다. 황유민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16일 출국한다.
2004년 송보배 이후 21년 만에 한국여자오픈 2연패에 도전했던 노승희는 1오버파 73타를 쳐 4위(7언더파 281타)에 만족해야 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 이예원은 이날 1오버파 73타를 쳐 23위(3오버파 291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