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영화제 내년 국비 절반 '삭감'…부산국제영화제도 '난감'

“영진위, 예산 삭감 철회를” 촉구
BIFF 국비 줄어 행사 차질 우려

김대현 승인 2023.09.20 05:03 의견 0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한국레저신문 김대현기자]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도 예산안에서 영화제 지원 액수가 대폭 삭감돼 전국 영화제들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비롯한 전국 50개 영화제는 1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영화 현장은 영진위의 (영화제 지원 관련) 편성 예산으로 인해 절망과 충격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이들 50개 영화제는 성명에서 “국회에 제출된 2024년 영진위 예산안을 보면 ‘국내외영화제육성지원사업’ 예산은 50% 삭감됐고, 지원 대상은 기존 40개 영화제에서 20개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영화지원사업 예산 12억 원도 전액 삭감돼 전날 전국 8개 독립영화단체와 9개 지역의 영화단체 100여 곳이 비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예산 삭감은 한국을 대표하는 BIFF와 같은 대형 국제영화제에는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비 12억8000만 원을 해마다 지원받는 BIFF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국비 지원이 크게 깎이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작지만, 다양성과 영화 문화 저변 확대를 지향하는 영화제 또한 지역영화지원사업에 이어 영화제 지원 예산까지 삭감되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영화제는 성명에서 “영화제는 영화 창작의 동기와 목표가 되는 기초사업이다. 2000년 이후 한국영화 산업의 주역이 되는 수많은 영화인을 발굴해 왔다”며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생겨난 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교두보이자, K-무비의 진정한 시작점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각 영화제가 활발하게 가동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마켓 등을 통해 시장성이 적지만 창조적이고 과감한 작품이 육성됐고 오늘날 한국영화의 위상을 견인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성명은 “2024년 영진위 영화제 지원예산 50% 삭감을 철회하고, 영화제와 영화문화 발전을 위한 테이블을 즉각 구성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BIFF 측은 “내년 예산 규모가 더욱 줄어들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반응했다. 영진위 측은 “갑작스러운 예산 삭감은 곤란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했지만 잘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성명에 연명한 영화제는 2030청년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등 50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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