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저신문 오만상 칼럼니스트] 골프코스는 왜 18홀일까?

골프 코스는 왜 18홀일까? 골퍼라면 이런 의문을 한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요즘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십진법적 관점에서 10홀이나 20홀이면 편리할텐데 골프코스는 18홀로 규정되어 있다.

골골이 오만상에서는 골프 18홀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다.

18홀 코스./사진제공=한국레저신문DB

골프코스가 오늘날과 같이 18홀이 표준이 된 것은 골프의 발생지라고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에서 시작된다.

이 당시의 골프코스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활용한 것이었다.

초기의 골프는 스코틀랜드의 대자연을 코스 삼아 발전되다 보니 각각의 클럽마다 정해진 홀수가 모두 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기록에 의하면 적게는 5홀에서 많게는 25홀까지의 코스가 운영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에든버러 지역에서 에든버러 협회를 창설해 1744년 개최된 실버 클럽에서 최초로 13개의 규칙을 제정해 경기에 적용하였다.​

그러다 10년 후 1754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에서도 골프협회가 만들어졌다. 이들은 협회에서 만든 13개의 규칙을 수용했으며 이 당시 만들어진 최초의 올드 코스는 12개의 홀로 구성되어 있었다. ​

다만 9번과 18번홀은 1회, 나머지는 모두 2회씩 왕복하여 경기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실제 경기는 22홀이 한 라운드가 되었다.

일부 홀 코스가 짧아서 시합의 흥미가 저해되어 로열앤에이션트 골프클럽 회원들이 1764년 1번과 2번홀, 3번과 4번홀을 합쳐 결국 2개의 9홀로 코스를 만들기로 해 18홀이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골프코스가 18홀이 된 것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

1858년 로열앤에이션트 골프클럽(R&A)에서 골프코스는 18홀이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해 이후에 다른 클럽들도 18홀 코스를 표준으로 따르기 시작했다.​

한편, 골프 코스가 18홀이 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골프 코스를 설계했던 사람이 하나의 홀을 설계할 때마다 스카치위스키를 한 잔씩 마셨는데 18번째 홀에서 술병이 모두 비어 18홀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스카치위스키를 매우 좋아하여 라운딩을 즐길 때마다 한 홀에 한 잔씩 마셨다고 하는데 정말 18홀 코스를 돌게 되면 한 병이 다 비워졌다고 하는 믿거나 말거나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음주골프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필자도 다음 라운드에서 위스키 한병을 가지고 나가서 18홀을 확인해 봐야겠다.​

사진제공=세인트앤드류클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