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든것이 맞나?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그린 금박 화조도

김대현 승인 2022.06.16 19:26 의견 0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한국레저신문 김대현기자] 2016년 경주의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금박 유물이 일반에 공개된다.

이 금박은 순도 99.99%의 금 0.3g을 두께 0.04㎜로 얇게 펴 만든 것인데, 가로 3.6㎝·세로 1.17㎝의 크기의 평면에 새 두 마리와 꽃이 조밀하게 새겨져 있다. 8세기 통일신라시대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7일부터 10월31일까지 연구소 천존고에서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특별 전시를 통해 해당 금박을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이 금박은 2016년 11월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 발굴조사 중 출토된 것이다. 발견 당시 유물들은 원래 형체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다.

한정호 동국대 교수는 "맨눈으로는 분간하기 힘든 유물 두 점이 다른 장소에서 나타나 하나로 합쳐졌다는 사실이 기적 같다"고 감탄했다.

유물은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다. 순도 99.99% 순금 0.3g이 사용됐다. 사다리꼴 단면에 좌우 대칭으로 새 두 마리를 배치했고, 중앙부와 새 주변에 위에서 꽃을 내려다본 단화(團華) 문양을 철필(鐵筆·끝부분이 철로 된 펜) 같은 도구로 새겨넣었다.

단화는 여러 문양 요소를 원형이나 그에 가까운 형태로 늘어놓아 꽃을 위에서 본 형태를 연상시키는 통일신라시대 장식 문양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이 금박엔 '선각단화쌍조문'(線刻團華雙鳥文)이란 명칭이 붙었다.

이러한 문양은 육안으로는 판별이 불가능하고, 돋보기나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유물 중에서는 가장 정교한 세공술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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