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Km 비무장지대를 걷는 DMZ 순례길..한국판 산티아고길

4개 종교단체, 한반도 평화 염원하며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공동 순례 첫 추진

유인수기자 승인 2024.01.10 08:51 의견 0
'2024 DMZ 생명평화순례 준비위원회'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레저신문 유인수기자]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이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탄생한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국내 4개 종교 성직자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기원하며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약 400㎞를 순례한다.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실천불교승가회, 원불교 시민사회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2024 DMZ 생명평화순례 준비위원회'(준비위)는 내달 29일∼3월 21일까지 21박 22일 일정으로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걷겠다고 9일 발표했다.

이들 4개 종교 성직자와 단체 관계자 등 약 25명이 민족 전쟁의 상흔을 살펴보고 남북 관계 개선을 염원하며 하루 20㎞ 안팎을 걸어 전체 약 400㎞ 구간을 이동한다.

고성 통일전망대./사진제공=고성군청


준비위는 "분단의 선은 DMZ에만 있지 않다. 분단의 선은 우리의 이웃들의 현실이 되었다"며 이번 순례가 남북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확산하는 분단과 분열을 극복하고 상호 존중과 공존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를 지낸 이은형 신부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 여러 분쟁 지역이 있고 여러 아픔이 존재하는데 평화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발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각 종교단체 관계자, 신도, 시민들이 일부 구간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임진각, 화천토고미마을,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고성통일전망대 등 주요 거점에서 강연회와 노래 공연 등의 부대 행사를 연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4개 종교단체가 함께 DMZ 순례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비위는 이번 순례를 마치면 향후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의 종교인을 초청해 매년 순례를 추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며 DMZ 도보 순례 코스가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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