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저신문 김구식기자] 국내 최대 공적 연금형 복지기구인 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공제회)가 사상 최대 규모의 골프장 투자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공제회는 5개 권역(수도권·강원권·충청권·영남권·호남권)에서 18홀 골프장 5곳을 인수하는 블라인드 부동산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출자 규모는 5,000억 원이며, 여기에 담보인정비율(LTV) 50% 수준의 대출 5,000억 원을 더해 총 1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공제회 측의 ‘회원 복지 강화’ 의지가 깔려 있다. 이미 여주시 소피아그린CC(27홀)를 운영 중인 공제회는, 이번 골프장 인수로 회원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보다 나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 크다. 또한, 골프장은 회원제 기반 수요와 높은 영업이익률(2023년 기준 약 30%)을 갖춘 안정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공제회는 100% 자체 출자 방식의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메리트 있는 골프장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운용사 선정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진행되며, 현재 이지스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한 상태다. 이후 공제회는 정량 및 정성 평가를 거쳐 8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골프장이 수익성 높은 자산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골프 이용객 수는 2021년 5,056만 명에서 2023년 4,772만 명, 2024년 4,741만 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팬데믹 효과 이후 그린피 상승에 따라 이용 수요가 해외로 분산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높은 레버리지(50% LTV 포함)도 재무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골프장은 계절성과 경기 변동성에 민감한 자산이므로, 수익하락과 금융비용 부담이 겹칠 경우 재무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공제회가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다. 지역별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완화하고, 회원에게 직접적인 복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자산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본연의 공공성 관점에서 골프장과 같은 사치 레저시설에 대규모 자금을 사용한 점에 대해선 일각에서 ‘기회비용’ 지적도 있다.
또한, 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한 과제다. 블라인드펀드 특성상 투자 대상이 사전에 명확히 언급되지 않는 만큼, 운용사의 역량과 전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용 계획 등을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
교직원공제회의 골프장 투자는 ‘회원 복지’라는 명분과 ‘안정적 대체투자’라는 실리를 모두 겨냥한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골프장 시장의 구조적 약점과 금융 리스크, 그리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고려할 때, 향후 운용 전략과 성과 관리가 지속가능성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