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여왕 등극 ‘동호인 출신’ 최혜미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에서 데뷔 4년만에 프로 첫 우승
학창시절 유도선수로 활동…20세때 ‘알바’로 당구 시작

김구식 승인 2023.11.12 09:42 의견 0
최혜미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제공=PBA


[한국레저신문 김구식기자]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당구와 인연을 맺은 ‘동호인 출신’ 최혜미(웰컴저축은행·29)가 여자 프로당구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서 최혜미는 팀 동료 김예은(24)을 세트스코어 4:2(4:11, 11:4, 11:5, 11:5, 6:11, 11:8)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PBA의 14번째이자 한국 선수로는 10번째 ‘여왕’에 오른 최혜미는 이로써 우승 상금 3000만원과 랭킹 포인트 2만점을 얻어 종전 상금랭킹 40위서 단숨에 5위(3,272만원)로 뛰어올랐다.

반면, 20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21세7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쥔 ‘천재소녀’ 김예은은 통산 세 번째 우승 앞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학창 시절 유도 선수로 활동했을 만큼 운동에 소질이 남달랐던 최혜미는 성인이 된 이후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통해 큐를 잡게 됐다. 아마추어 전문선수가 아닌 동호인으로만 활동하다 지난 2019년 동호인을 대상으로 열린 ‘LPBA 오픈챌린지’서 7.3:1의 경쟁률을 뚫고 프로당구 선수가 됐다. 최혜미는 이번 우승으로 프로당구 최초 ‘동호인 출신’ 우승자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최혜미의 이전 성적은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당시 김세연 선수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배했다. 최혜미는 이번 6차전에서 김민영을 상대로 4강전 결승행을 확정하자 감격에 차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제공=PBA


이번 대회서 최혜미는 최근 10개 투어 상위 32명에게 주어지는 64강 시드 없이 투어 첫 경기인 PPQ(1차예선) 라운드부터 참가했다. PPQ서 이경연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소지혜(PQ), 64강 이우경(에스와이) 32강 히다 오리에(일본·SK렌터카)를 물리쳤다. 이후 16강서 황민지, 8강서 용현지(하이원리조트), 준결승서는 김민영(블루원리조트)을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최혜미는 “오로지 배운다는 생각으로 즐기며 자신있게 쳤다”며 “아직도 우승이 낯설고 실감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우승 상금은 자나 깨나 딸을 응원하던 아버지에게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가방을 하나 사 드리고 싶다. 오늘도 배드민턴 가방 같은 걸 들고 오셨다”고 말했다.

최혜미가 아버지와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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