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거쳐 한양도성으로... 백악산, 54년 만에 완전 개방

김대현 승인 2022.05.10 18:39 의견 0
사진제공=문화재청

[한국레저신문 김대현기자] 청와대 권역이 오늘(10일) 시민 품으로 돌아오면서 조선시대 한양의 주산인 명승 백악산(북악산)도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완전히 개방되었다.

1968년 1월 남파 무장공작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으로 한양도성을 이루는 네 산 중 도심에서 보이는 북쪽 백악산과 서쪽 인왕산은 한동안 일반인이 오를 수 없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인근 주민 약 160명을 초청해 조촐한 개방 기념행사를 열었다.

백경순 삼청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대통령이 떠나는 것은 서운하지만, 이로 인해 여러 규제가 사라지면 좋을 것 같다"며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역 상권이 침체했는데, 백악산과 청와대 개방으로 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규 한국문화재재단 해설사는 "백악산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상당수가 알려지지 않았다"며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에 나오는 대은암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백악산 등산로 기점은 청와대 권역 동쪽 춘추관과 서쪽 칠궁 근처에 각각 있으며 길은 백악정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백악정부터는 이전까지 굳게 닫혀 있었던 대통문, 서울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를 잇는 짧은 순환 코스를 걸을 수 있다.

대통문을 빠져나가면 만세동방을 거쳐 청운대 쉼터까지 이어진다. 청운대 쉼터에서 서쪽으로 가면 창의문이 나오고, 동쪽에는 한양도성 북문인 숙정문이 있다. 칠궁이나 춘추관 부근에서 창의문까지 걷는 데는 2시간 정도 걸리며 숙정문까지는 1시간 30분이면 닿는다.

백악산은 숙정문 관람이 2005년 9월 허용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졌고, 2007년 4월 5일부터 한양도성 백악산 구간 4.3㎞를 오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백악산이 개방된다고 해도 군사시설 보호구역이어서 드론 비행과 촬영은 금지되고, 흡연과 음주도 할 수 없다. 개방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5∼8월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산할 수 있다.

또 청와대 개방 행사 기간인 22일까지는 춘추관으로 다닐 수 없고, 금융연수원 인근 출입구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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