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년 역사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정명훈·조성진과 호흡 맞춘다

한국 클래식계 대표하는 정명훈·조성진
'창단 475년' 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공연

김대현 승인 2023.03.02 21:23 의견 0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레저신문 김대현기자] 475년 전통의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1548년 창단)와 지휘자 정명훈(70), 그리고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한 무대에 선다. 오는 2일 세종예술의전당, 3일 롯데콘서트홀, 4일 아트센터 인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드레스덴 슈타카펠레는 4년 만에 내한한다. 지휘자 정명훈은 3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보통 아시아 투어는 중국, 일본을 함께 가는데 이번엔 한국에서만 6회 연주한다. 우리나라 음악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드레스덴 슈타카펠레와 20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에는 이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로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돼 현재까지 정기공연과 해외투어 등을 함께 해오고 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에이드리안 존스 대표는 "정명훈이 단원들에게 일일이 지시하고 혼자 끌어가는 게 아니라 음악을 자발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여백과 공간을 주는 지휘 스타일이라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단원들이 정명훈을 대부처럼 생각하고 존경한다"며 "이번 한국 단독 투어도 정명훈의 고희(古稀·70세)를 기념하기 위해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20년의 세월만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함께 일하는 게 굉장히 편해졌다"고 했다.

조성진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그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6살 때 처음 쳐본 후 각종 무대에서 수없이 연주했다. 너무 유명한 곡이라 부담된다"면서도 "특별하게 연주한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듣지 않고 악보를 더 많이 공부하는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연주회에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같은 곡을 연주했다. 조성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현악기에서 벨벳처럼 깊은 소리가 난다"고 엄지를 들었다.

정명훈과 조성진은 15년 가까이 선후배로서 돈독한 사이를 이어오고 있다. "2009년에 (조)성진이 연주를 처음 들었어요. 어린 친구가 음악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나요."(정명훈) "영광스럽게도 어릴 때 정명훈 선생님과 연주할 기회가 있었어요. 다만 처음부터 선생님 같은 대가와 함께 하다 보니 지휘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나중에 조금 힘들었어요."(조성진)

정명훈은 "선배 연주자로서 저보다 몇 배 더 잘하는 젊은 연주자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중에서도 조성진은 뛰어나면서 꾸준하다. 15년간 지켜봤지만 인간으로서도 겸손하다.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외에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 브람스 교향곡 1번(아트센터 인천)을 들려준다. 에이드리안 존스 대표는 "유럽에 비해 젊은 한국의 청중을 빨리 만나고 싶다. 지난주 드레스덴 공연에서 조성진의 연주를 보러 온 소녀팬들을 보고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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