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해학의 종합예술 '탈춤',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된다

김대현 승인 2022.11.02 05:27 의견 0
사진제공=문화재청

[한국레저신문 김대현기자] 풍자와 해학의 종합예술로 평가받는 우리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른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산하 심사기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의 ‘탈춤(Talchum)’에 대해 대표목록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다.

28일부터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 회의에서 사무총장 승인을 거치면 정식 등재된다. 심사기구의 '등재 권고' 결정 이후 사무총장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등재 권고' 결정은 사실상 '등재 확실시'로 여겨진다.

전 세계에서 모인 전문가 6인과 NGO 관계자 6인으로 구성된 심사단은 1일 공개한 결정문에서 탈춤에 대해 "탈춤은 구전으로 전해진 공연예술로, 음악·춤·연극을 포함하는 전통에 더해 탈을 만드는 장인의 예술정신도 연관되어 있다"며 "현재도 개인적으로 전통을 잇거나 보존회에 소속된 전승자들이 있고, 대중도 취미활동으로 탈춤을 배울 수 있다"고 탈춤의 전승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해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앞서 탈춤을 "춤·음악·연극을 아우르는 공연예술"이라 소개하며 "관객과 교감하고 사회비판적 성격을 띤 탈춤은 1970~80년대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도 퍼졌고, 이 세대가 탈춤의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심사단은 "공고한 신분제를 비판하고 평등의 가치를 강조하는 탈춤의 주제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민속학회장을 지낸 정형호 무형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은 "탈춤은 오랜 기간 다른 공연예술과 함께 전승돼 왔고, 지역적으로도 다양하게 분포돼 온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탈춤 연구의 권위자인 그는 "한국의 탈춤은 탈을 쓰고 잡귀를 쫓아내는 원래 모습에서 변화해서 다양한 현실과 삶을 녹여내고 그 안에 현실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내용도 잘 담아낸 게 특징"이라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탈춤 관련 단체들은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향후 탈춤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를 바랐다.

김성해 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보존회장은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는 점에서는 반갑지만 최근 들어 탈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게 안타깝다. 우리 단체만 해도 회원이 불과 80여 명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년은 코로나19로 공연을 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로 관심도 다시 불러일으키고 정부 차원에서도 무형유산 보존, 인력 양성 등에 있어 제도적 지원이 더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탈춤단체총연합회은 이달 말∼12월 초에 걸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축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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