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감정, 자주 느낄수록, 빨리 늙고 흡연보다 건강에 나빠..

김대현 승인 2022.10.02 08:25 의견 0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한국레저신문 김대현기자] 외롭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 흡연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담배를 피웠을 때 체내에 흡수되는 해로운 물질보다 부정적인 감정이 인간의 생체시계를 더 빠르게 한다는 설명이다.

생체시계가 손상되면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탠포드대와 홍콩 연구팀은 중국에 거주하는 중년과 노년층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외로운 감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참가자 중 약 3분의 1은 폐질환과 암, 뇌졸중 등 주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혈액 샘플과 설문조사,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실제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참가자를 나누고 그 결과를 비교해 노화 속도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외롭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 생물학적 노화의 가장 큰 변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 불행, 절망감을 느끼는 사람은 신체나이 노화가 1년 8개월 더 빨랐다. 뒤이어 신체나이를 빠르게 노화시키는 요인으로 흡연이 꼽혔다.

흡연자의 신체나이는 비흡연자에 비해 1년 3개월이 빨랐다. 이외에도 성별에 따라 남성은 실제 나이보다 최대 5개월, 농촌 지역에 사는 사람은 4개월, 비혼자는 약 4개월이 더 많았다.

전문가는 이같은 결과가 놀랍지 않다고 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간호학과 로리 이크 부학장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염증과 불안 수준이 높다. 또 덜 활동적인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이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미 국립노화연구소(NIH)가 외로움 및 고립이 노화와 관련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 연구 결과와도 비슷하다. NIH에 따르면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약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쳤다.

서부노르웨이응용과학대 연구팀도 외로움과 당뇨병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애초 당뇨병이 없고 자가보고 설문지와 혈액 검사 결과를 명확히 알 수 있는 2만4024명의 데이터를 추적·관찰한 끝에 발견한 내용이다.

2만4024명 중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4.9%인 1179명이었다. 이들 사이에는 성별·나이·결혼 유무·교육 수준 등의 가변적 요인이 있었는데,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한 사람의 경우 이 모든 변수를 조정한 뒤에도 당뇨병 위험이 2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외로움에 의한 스트레스 호르몬 상승이 일시적인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이 현상이 반복되면서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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